Project Connected Home over IP 라는 새로운 산업 협력체가 출범했습니다. 애플, 구글, 아마존, 지그비 연합이 주축이 되어 스마트 홈 기기를 위한 새로운 통합 표준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는 스마트 홈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날의 스마트 홈 환경: 6가지 호환되지 않는 표준
현재 스마트 홈 기기를 구매하려 한다면 수많은 선택지에 압도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전구 하나를 고르려 해도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하고 복잡한 질문에 직면하게 됩니다.
Wi-Fi, Z-Wave, ZigBee 중 어떤 전구를 선택해야 할까요? 블루투스 전구는 어떨까요? 제어를 위해 허브가 필요할까요? 음성 제어 기능을 원한다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시리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그리고 Thread, OpenWeave 같은 경쟁 표준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한 기술에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지게 되는 걸까요?
각 표준은 저마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Wi-Fi 스마트 기기는 빠른 응답 속도와 짧은 지연 시간을 제공하지만 전력 소모가 커 센서와 같이 작은 코인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반면 Thread는 전력 효율이 높지만 Wi-Fi보다 속도가 느립니다. 소형 센서에는 적합할 수 있지만 스마트 디스플레이에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이러한 표준들은 유사해 보이지만 서로 호환되지 않습니다. ZigBee와 Wi-Fi 기기는 모두 2.4GHz 주파수를 사용하지만 서로 직접 통신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스마트 기기는 ZigBee나 Wi-Fi 중 하나의 무선 표준만 지원하며, 둘 다 지원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일부는 여러 표준을 지원하는 복잡한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전구는 블루투스와 ZigBee,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모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소비자에게 유익해 보일 수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제조업체는 추가 표준을 통합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하드웨어를 추가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요소는 개발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새로운 표준이 추가될 때마다 새로운 취약점과 결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하나의 약점을 수정하는 것이 쉬울 수 있지만 통합 표준이 늘어날수록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제조업체가 스마트 기기의 업데이트가 너무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든다고 판단하면 패치되지 않은 보안 문제가 남을 수 있습니다. 결국 다양한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다 보면 수많은 허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표준으로: 칩(CHIP)의 등장
Project Connected Home over IP(약칭 CHIP) 워킹 그룹은 기존에 검증된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사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CHIP의 목표는 Wi-Fi, ZigBee, Thread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프로토콜들의 장점을 하나의 공통 표준 아래 통합하는 것입니다.
만약 제조업체가 Wi-Fi 라우터나 이더넷 카드와 같은 네트워킹 장치를 만들려고 한다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통합 표준으로 인터넷 프로토콜(IP)에 의존합니다. IP는 오랜 기간 사용되어 왔으며 제조업체는 IP의 장점과 보안 요구 사항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는 하드웨어 비용을 낮추고 보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CHIP은 통합 표준으로 IP를 사용하려는 것입니다.
IP를 Wi-Fi 또는 다른 네트워킹 하드웨어와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주파수 대역이나 칩셋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CHIP이 이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보급을 장려할 수 있다면 ZigBee, Wi-Fi 또는 Bluetooth 무선으로 구축된 기기들도 이론적으로 동일한 통합 표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제조업체는 스마트 홈 기기를 개발하고 유지 관리하는 데 필요한 리소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Thread 그룹도 오래전부터 비슷한 개념을 연구해 왔습니다. Thread 그룹 회장인 그랜트 에릭슨은 이러한 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는 성명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Thread 그룹은 두 가지 측면에서 검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Project CHIP이 이러한 통합 애플리케이션 레이어 프로토콜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한 IP 기반 접근 방식과 동일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둘째, Thread를 저전력 장치를 위한 네트워크 레이어로 지정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이 제품 제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진정한 통합이 시장에 가져올 결과에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모든 기기가 동일한 IP 표준을 사용한다면 Wi-Fi, ZigBee, Bluetooth 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소비자는 무선 연결 방식에 관계없이 스마트 기기를 스마트 홈에 쉽게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조업체는 구현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 없이 사용 사례에 가장 적합한 무선 통신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CHIP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마트 홈 기기를 구매했을 때 Amazon Alexa, Google Assistant, Apple Siri 등 어떤 인터페이스와 연동하든 “그냥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CHIP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CHIP은 두 가지 주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안전하고 상호 호환 가능한 스마트 기기를 더 쉽게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 소비자가 스마트 기기를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대부분의 작업은 백그라운드에서 이루어집니다. 자동차 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Wi-Fi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스마트 잠금 장치가 스마트 블라인드와 어떻게 통신하는지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입니다.
모든 작업이 백그라운드에서 수행되므로 기존의 인터페이스는 변경되지 않습니다. Google Home이나 Alexa를 사용하여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던 사용자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CHIP은 새로운 표준을 통해 CHIP을 지원하는 새로운 스마트 홈 기기를 구매하더라도 기존 기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약속합니다. 이는 새로운 기술 도입의 어려움을 줄여줄 것입니다.
CHIP는 언제 소비자 제품에 적용될까요?
CHIP 표준이 적용된 제품을 언제쯤 볼 수 있을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기대하기 이릅니다. 현재로서는 관련 의향만 발표되었을 뿐이며 표준 자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여전히 논의 중입니다. 심지어 정식 명칭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워킹 그룹은 2020년 말까지 사양 초안과 오픈소스 구현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즉, 개발자들은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부터 이를 사용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CHIP 연결 표준을 지원하는 실제 제품은 그보다 훨씬 나중에 출시될 것입니다.
이 프로세스의 초기 단계는 CHIP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웹사이트에는 몇 가지 제안과 기본 약속이 나열되어 있을 뿐입니다. 제공되는 유일한 이미지는 참여 회사들의 로고입니다.
웹사이트 자체도 급하게 만들어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Squarespace로 제작된 사이트이며 최근까지도 Esc 키를 누르면 Squarespace 기본 로그인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CHIP을 또 하나의 쓸모없는 표준으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CHIP은 구글, 애플, 아마존을 비롯하여 IKEA, Signify(구 필립스 휴) 등 스마트 홈 업계의 거물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미 개발을 돕기 위해 HomeKit 액세서리 개발 키트(ADK)의 일부를 오픈 소스로 공개했습니다.
CHIP의 목표는 야심차고, 소규모 그룹은 큰 성과 없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스마트 홈 업계의 거물들이 충분히 오랫동안 협력하여 과정을 이끌어간다면 CHIP은 마침내 모든 사람이 스마트 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